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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격차 커진 TDF…'환 전략'이 갈랐다

원화 가치 거듭된 추락에 '희비'
KB운용 환노출형 5년간 105%
같은 상품 헤지형은 57% 불과
타 운용사 TDF서도 같은 흐름

  • 이정훈 기자
  • 2025-11-14 17: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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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환 노출, 환 헤지, TDF

클립아트 코리아


올 들어 원화 가치가 추락을 거듭하며 원·달러 환율이 1480원 목전까지 오르자 타깃데이트펀드(TDF) 간 수익률 격차도 함께 벌어지고 있다.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글로벌 자산에 달러로 분산 투자하는 TDF 특성상 환 헤지 여부에 성과가 갈렸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환 노출형(UH)인 ‘KB온국민TDF2055(UH)’의 최근 1년(2024년 11월 15일~2025년 11월 14일) 수익률은 20.94%로 집계됐다. 동일 구조의 환 헤지형(H) ‘KB온국민TDF2055(H)’ 수익률(16.04%)을 약 5%포인트 웃돌았다. 지난해 11월 1400원 초반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선까지 상승하면서 환 차익이 수익률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환 헤지형의 경우 선물환이나 통화선도거래 등을 통해 환율 변동을 상당 부분 상쇄한 데다 비용 부담까지 더해져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기간을 넓힐수록 격차는 더 커졌다. KB온국민TDF2055(UH)의 최근 2년 수익률은 54.97%인 반면 같은 기간 헤지형 상품의 수익률은 41.36%로 1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다. 기간을 최근 3년으로 설정할 경우 수익률 격차는 2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KB운용 외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운용 중인 TDF 역시 환 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 성과가 크게 갈렸다. 가령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2055(UH)’의 최근 2년 수익률은 51.54%에 달했지만 환 헤지 상품은 35.10%에 그쳤다. 상품명 끝에 ‘H’면 환헤지를 하는 상품이고, ‘UH’면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U’가 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장기간 원·달러 환율이 우상향 흐름을 보이면서 운용사별 환 운용 전략도 TDF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IBK자산운용은 해외 주식 투자 자산의 환 헤지 비중을 원칙적으로 고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들 세 운용사는 최근 수년간의 달러 강세 국면에서 환 차익을 고스란히 누리며 빈티지별 TDF 수익률 상위권에 안착했다. 반면 최소 헤지 비중이 30~40%에 달하는 대신자산운용의 ‘대신343TDF’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키워드림TDF’는 투자 기간이 늘어날수록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실제 대신343TDF2055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를 웃돌며 업계 1위를 기록했지만 최근 2년 수익률은 46.20%로 동일 클래스 평균을 소폭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원화 약세가 단순한 단기 움직임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과 맞물려 지속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최대 1.75%포인트까지 벌어졌으며 이는 과거 금리 역전기보다 더 큰 폭이다. 금리차가 장기간 지속되면 원화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낮아지고 자본 유출 압력이 높아져 환율 상승 요인이 된다. 여기에 한국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FDI)가 연간 2000억 달러(약 292조 원) 수준까지 확대되며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한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이후 원화와 엔화 간 동조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로 미뤄봤을 때 엔화발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경우 원·달러 환율도 일정 부분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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