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공개매수 중인 에이플러스에셋 최대주주인 곽근호 회장 측의 대항 공개매수가 연내에는 사실상 무산됐다. 자칫 주가를 크게 튀게 만들 수 있는 맞불 작전보다는 장내 매수를 통해 주가를 올려 공개매수를 무력화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곽 회장 등 에이플러스에셋 최대주주 측은 이날까지 대항 공개매수를 개시하지 않아 주주명부 폐쇄일 이전 공개매수를 마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공개매수는 최소 20일 동안 진행해야 한다. 이날 계획을 공고·공시했을 때 공개매수를 마칠 수 있는 최단 기일이 28일인데, 매수 대금 결제가 이튿날인 29일 진행되고 소유권 이전은 이로부터 2거래일 뒤인 31일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명부 폐쇄 이전 공개매수를 마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에이플러스에셋의 주주명부 폐쇄일은 이달 31일이다.
얼라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에이플러스에셋 보통주 450만 1192주(지분율 19.91%)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4.99%인 지분율을 24.89%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본래 8000원이었던 매입 단가는 곽 회장 측의 장내 매수로 주가가 치솟자 9000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치솟는 주가는 에이플러스에셋 지분 경쟁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공개매수 개시 전인 지난달 18일 종가 590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9150원으로 올랐다. 공개매수 가격인 9000원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지분 과반을 점유한 소액주주가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꾸준히 웃도는 배경에는 곽 회장 측의 집중적인 지분 매입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곽 회장은 지난달 21·25·26일 3만 804주를 장내 매입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경쟁 기업인 인카금융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이날 종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에이플러스에셋이 1.28배, 인카금융서비스가 3.72배다.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적극적인 행동주의 캠페인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로 꼽히는 얼라인은 지금까지 SM엔터테인먼트, 7대 금융지주, 코웨이, 두산밥캣 등을 상대로 공개 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결과적으로 상승했다. 얼라인은 공개매수 목적을 두고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자본 효율성 제고, 경영 성과 향상 등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분 4.79%를 보유한 재무적투자자(FI) 스카이레이크는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어느 쪽이든 장내에서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자에게 주식을 넘겨 차익을 극대화하고 펀드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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