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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다시 살아난다는데 믿고 청약해도 될까 [마켓시그널]

'대어' 서울보증보험 상장 성공
청약 흥행부진 따른 우려 털어
DN솔루션즈도 상장 절차 착수
증권신고서·변동성은 살펴봐야

  • 이덕연 기자
  • 2025-03-15 0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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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스1


시가총액 약 2조 원 수준의 ‘대어’ 서울보증보험이 코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추후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들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DN솔루션즈(구 두산공작기계), 롯데글로벌로지스, 달바글로벌 등은 다음달 수요예측에 나서 5월 증시 입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최근 일부 중소형주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4배 오르는 ‘따따블’을 달성할 정도로 시장 온도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공모주의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증권신고서를 꼼꼼히 읽고 리스크를 따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상장일인 이날 공모가(2만 6000원) 대비 23.08% 오른 3만 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당초 희망했던 공모가 범위(밴드) 상단(3만 1800원) 수준까지 상승한 것이다.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1조 8154억 원에서 이날 주가 상승으로 2조 2343억 원으로 불어났다.

서울보증보험은 수요예측에서 희망 범위 하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후 일반청약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자금 회수 의지가 커 예정대로 증시에 입성했다. 향후 3년간 총주주환원 규모를 연 2000억 원 수준으로 보장한 배당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기관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흥행한 LG CNS의 주가가 상장 이후 공모가 아래를 밑돌면서 몸값이 1조 원을 웃도는 대형 공모주 시장은 한동안 침체 국면이었다. LG CNS의 경우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해외 기관의 유입이 부족해 상장 후 주가 부양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LG CNS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9.85%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2조 원 규모의 서울보증보험이 코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상반기 상장을 앞둔 대형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DN솔루션즈 CI. 사진 제공=DN솔루션즈

DN솔루션즈 등 본격 IPO


다음달에는 대형 공모주들이 줄줄이 IPO를 앞두고 있다. DN솔루션즈는 이날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IPO에 시동을 걸었다. 다음 달 22일부터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나서 5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DN솔루션즈의 공동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UBS증권이고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이번 IPO에서 크게 세 가지 전략을 활용해 투심을 잡으려 하고 있다. 우선 기관 수요예측 당시 해외 투자자 유입이 적어 주가 방어에 실패한 LG CNS의 사례를 참고해 공모 밴드를 예정보다 낮췄다. 당초 최대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밴드 하향에 따라 4조 1039억~5조 6635억 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조 단위 대어 수요예측에는 보통 2000곳 내외의 국내외 기관이 참여하는데 주문 금액 기준으로 봤을 때 해외 기관의 비중이 커 관련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흥행에 필수적이다.

해외 매출 비중과 유럽 사업 성장세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DN솔루션즈는 공작기계 시장에서 국내 1위, 금속절삭기계 시장에서 글로벌 3위권을 다투고 있는데 매출의 80% 안팎이 해외에서 나온다. 사업구조상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제조하는 것이 아니어서 최근 1달러당 1450원을 전후로 형성돼 있는 고환율 혜택을 그대로 입을 수 있다. 여기에 방위산업 관련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이미 사업 거점을 마련한 유럽 각국의 방산 지출 증가에 따라 추후 실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달바글로벌은 지난해 결산 공시를 바탕으로 투심을 사로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2조 681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2023년 같은 기간 2조 7057억 원에 비해 실적이 악화했지만 연말 물류 특수가 있는 4분기 유의미한 매출 증가 폭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임원은 “가결산이 아닌 확정 실적을 바탕으로 공고를 해야 미래 성장 비전을 담은 증권신고서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며 “대형 공모주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어서 IPO 추진 시기와 증권신고서 내용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 제공=한국거래소

청약할 때 주의할 점은


공모주 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장 추진 기업이 IPO 과정에서 공개하는 증권신고서에는 투자에 따르는 각종 리스크가 주요 내용으로 담겨 있다. 기업 대상(B2B) 사업을 주로 하는 업체를 예로 들면 공급처가 편중돼 있어 협상력이 떨어지지는 않는지 등을 심사 기관인 한국거래소에서 면밀히 살펴본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에서도 여러 위험 요소를 따져 증권신고서에 기입한다. 공모주에 대한 신뢰 하락을 불러온 ‘파두 사태’ 이후 거래소 예비심사 통과는 한층 어려워졌고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는 빈도도 늘어났다.

투자 업계에서는 공모주 청약 시 증권신고서상 기재된 투자 위험 요소를 반드시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권신고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볼 수 있다. 서울보증보험 증권신고서의 경우 최근 실적 악화에 따른 리스크를 다수 밝히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이 내세운 투자 매력 중 한 가지는 매년 2000억 원 상당의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해 주주 환원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는데 거시경제 환경 악화에 따른 실적 악화 가능성, 이에 따라 배당을 목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 등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공모주의 주가 변동성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이 1000억 원 안팎으로 몸집이 가벼운 기업의 흥행 흐름이 강했다. 반도체 프리커서 소재 기업 엘케이켐은 2월 코스닥 상장 후 공모가(2만 1000원) 대비 180% 상승한 5만 88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위너스는 첫날 수익률이 300%로 공모가 대비 4배 상승하는 ‘따따블’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이들 기업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모주 시장은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매매 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자 위주로 형성돼 있다”며 “변동성을 조심해야 하고 미리 증권신고서를 살펴 각종 투자 위험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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