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최근 인수 완료한 ㈜엔펄스(옛 SK엔펄스 CMP사업부)의 수장으로 김양택(사진) 현 SK스페셜티 대표를 선임했다.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 기업 간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양택 SK스페셜티 대표집행임원은 엔펄스의 대표집행임원을 겸직하기로 최근 결정됐다. 한앤코는 인수한 기업들에 대해 대표집행임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사실상 회사의 대표이사(CEO) 격이다.
지난달 3346억 원에 한앤코가 품에 안은 엔펄스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패드를 제조하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물리적·화학적 반응을 통해 연마해 평탄하게 만드는데 필수적인 소재다.
한앤코가 올 3월 2조 6308억 원을 들여 인수 완료한 SK스페셜티와는 사업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를 생산해 전방 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기존 특수가스 사업을 넘어 배터리 소재나 실리콘 음극재용 고부가가치 신소재 시장에도 진출했다. SK스페셜티와 엔펄스 모두 SK하이닉스(000660)가 핵심 매출처다.
김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다 2012년 SK이노베이션으로 입사했다. 2년 후 SK㈜로 이동해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21년엔 그룹 전체 신사업의 밑그림을 그려 투자를 단행하는 첨단소재 투자센터장도 역임했다. 올 초 SK스페셜티의 신임 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한앤코와 한 배를 타게 됐다. 그가 이번에 엔펄스 대표까지 맡게 되면서 IB업계 일각에선 SK스페셜티와 엔펄스가 향후 통합될 가능성도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앤코는 SK스페셜티 인수대금 중 자기자본으로 1조 9458억 원, 인수금융으로 6850억 원을 마련해 총 2조6308억 원을 투입했다고 SK스페셜티의 1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다. 인수금융 대주단은 NH투자증권 등 22개 기관이며 만기 5년으로 설정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통상적 인수합병(M&A) 거래 대비 자기자본 투입 규모가 커 추후 리캡(자본재조정)을 거치면 투자금을 회수하기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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