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이자 한때 경영권 인수까지 넘봤던 쉰들러가 지분을 추가 매각하면서 지속적인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7일 쉰들러 측이 자사 주식 44만8023주(1.15%)를 장내 매도해 지분율이 기존 7.57%에서 6.42%로 낮아졌다고 공시했다. 쉰들러는 투자자금 회수 목적으로 주식을 매도했다고 밝혔다.
쉰들러그룹은 2004년 현정은 회장으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약 20%를 매입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지속적으로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31%까지 확대했다. 투자 원금은 약 2000억 원까지 불었다.
투자 초기 현정은 회장 등 현대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으나 2014년 현 회장과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적대적 관계가 됐다. 당시 쉰들러는 현 회장 등이 파생금융상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7000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2023년 대법원은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쉰들러 측 손을 들어줬다. 이후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인 현대홀딩스 측은 재무적투자자(FI)로 H&Q코리아를 끌어들여 약 3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사건이 일단락 되자 쉰들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분을 매각하며 자금 회수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최근 1년 사이 두 배 가량 올라 8만 원대에 안착한 것도 쉰들러의 자금 회수를 돕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책 강화에 힘입어 최근 증시에서 크게 주목 받으며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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