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M&A 시장의 큰손로 떠오른 구다이글로벌이 총 8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대규모 투자 유치 구조를 확정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사모펀드 6곳이 참여하는 구조로, 구다이글로벌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확대와 기업공개(IPO)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키움PE, 컴퍼니케이파트너스를 이번 CB 투자자로 확정하고 총 8000억 원을 유치하기로 했다.
IMM PE가 2800억 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배정받아 이번 거래의 주도권을 잡았다. IMM인베스트먼트도 1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나머지 3800억 원가량을 5곳의 사모펀드가 나눠 투자할 예정이다. 다음달 말 각 운용사의 내부 투자심의를 거쳐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다이글로벌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화장품 브랜드 인수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총 투자금 8000억 원 중 6000억 원은 서린컴퍼니 인수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밖에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대주주인 티엠뷰티 지분 추가 매입 △티르티르 잔여 지분(50%) 인수 등에도 쓰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서린컴퍼니는 구다이글로벌이 이달 16일 60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티르티르는 구다이글로벌이 지난해 지분 50%를 1500억 원에 인수했었는데 이번에 잔여 지분 50%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했다. 티엠뷰티는 구다이글로벌이 지난해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을 2460억 원에 인수하면서 구성한 컨소시엄이다. 올 3월 크레이버코퍼레이션과 자회사 스킨천사를 합병시켰다.
구다이글로벌은 2019년 조선미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K-뷰티 인수에 나섰다. 이후 티르티르, 라카코스메틱, 크레이버코퍼레이션 등 소비자 인지도와 성장성을 갖춘 브랜드들을 연달아 사들이며 뷰티 업계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왔다. 색조부터 기초, 기능성 화장품까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K-뷰티 산업 내 ‘통합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투자 유치는 상장 전 투자유치 성격으로 자금 확보가 마무리된 후 기업가치는 4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이 내년 하반기부터 제반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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