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 성과급 체계 선진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내년부터 평가 시 절대 성과를 반영하고 누적 평가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늘릴 계획이다. 바뀐 제도가 시행되면 업계 상위 50% 수준인 현재 총보수 수준이 상위 25%까지 올라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금운용본부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 지급액은 3461만 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5년 이상 장기 근무자는 4837만 원, 5년 미만 단기 근무자는 2350만 원 수준이다.
지난해 연 수익률 15%라는 ‘역대급’ 수익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급액은 오히려 전년 대비 500만 원 넘게 줄었다. 2023년 1인당 평균 지급액은 4041만 원으로 14.3% 감소한 것이다. 장기근무자는 5872만 원에서 17.6% 줄었고, 단기근무자도 2465만 원에서 4.6%가량 삭감됐다. 2023년 기금 운용 수익률은 13.59%로 지난해보다 낮았다.
성과는 좋아졌는데 성과급이 오히려 줄어든 것은 절대적인 수익률이 아닌 벤치마크(BM·목표수익률) 대비 초과 수익률을 성과급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제 수익률은 BM 15.54%에 비해 0.23% 미달했다. 또 지난해 1년 치의 성과가 아닌 3년 치 성과를 평균으로 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급락장 시 실제 성과와의 괴리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와 기금운용본부 등은 성과급을 현실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 내년 지급분부터 개편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상대 성과(40%)와 정성·조직 성과(30%)에 더해 절대 성과(30%)를 평가 기준에 반영한다. 또 5년 누적 평가를 반영해 특정 연도의 시장 급락으로 인한 영향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성과급 모수 자체를 기본급 총액에서 1.5배를 곱한 기준으로 늘려 총성과급 자체도 늘린다. 성과급을 보다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게 되고 인재 유출도 막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으로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총보수가 시장 상위 50%(중간) 수준에서 상위 25%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연금(CPPIB)과 싱가포르국부펀드(GIC) 등도 동일한 선에서 보상 수준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상 수준은 낮은데 지방에서 근무해야 하고 업무 강도가 높은 등의 문제로 인재 이탈뿐 아니라 채용 경쟁률도 약해져왔다”며 “국민들의 노후 보장을 위해 적절한 수준의 보상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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