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지난 4월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에 대한 보상으로 전 고객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푼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매월 50GB의 추가 데이터를 자동으로 제공하며 8월 한 달간 통신요금을 절반으로 깎아준다. 요금제 변경을 함께 활용하면 최대 4만원 이상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2일 SK텔레콤은 자사 가입자 전원에게 별도 신청 없이 50GB의 데이터를 일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7월 15일 0시 기준으로 가입돼 있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요금제 종류나 기존 데이터 사용량과 관계없이 적용된다.
단, 미성년자의 경우 일정 제한이 있다. 데이터 한도형 요금제를 이용 중인 청소년은 학습권 보호를 위해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추가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해당 신청은 고객센터나 전국 T월드 매장을 통해 가능하며 승인이 완료되면 50GB가 지급된다. 반면 자녀가 일반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별도 절차 없이 자동으로 혜택이 적용된다. 다만 원치 않는 경우 고객센터에 해지를 요청하면 추가 데이터는 제공되지 않는다.
SKT는 이번 혜택이 통신비 절감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월 6만4000원을 내고 54GB를 제공받는 ‘베이직플러스’ 요금제를 이용하던 고객이, 월 3만 9000원짜리 ‘컴팩트’ 요금제(6GB)로 변경하더라도 보상 데이터 50GB를 더하면 총 56GB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 용량은 거의 유지되면서도 요금은 월 2만 5000원이나 절감되는 셈이다. 여기에 8월 한 달간 50% 요금 할인 혜택까지 활용하면, 총 절감액은 4만 4500원 정도다.
다만 고가 요금제에는 데이터 외에도 다양한 멤버십 혜택과 콘텐츠 이용권 등이 포함돼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부가서비스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고객이나 데이터 중심의 소비를 하는 이용자에게는 저가 요금제와 이번 보상 혜택의 조합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SK텔레콤의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데 일정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고가 요금제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저가 요금제로 전환하는 ‘요금제 다운그레이드’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월 2만~3만원 수준의 절감이 가능해지면, 많은 이용자들이 요금제 변경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보상이 장기적으로 SK텔레콤의 요금제 정책과 통신 3사의 경쟁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가 된 반면, SKT는 서비스 충성도 유지와 요금제 수익 구조 변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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