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최대 1800억 원을 투자했던 캐나다 심해저 광물 개발업체 더메탈스컴퍼니(TMC) 주가가 5거래일 사이 27.5% 급락했다. 국제해저기구(ISA)가 TMC를 국제법 위반 여부 조사 대상으로 지목하면서다.
3일 뉴욕거래소에 따르면 나스닥에 상장된 TMC 주가는 이달 1일 5.87달러에 마감해 올 7월24일(8.10달러) 대비 5거래일 만에 27.53% 하락했다.
TMC 주가는 ISA가 국제법 위반 가능성 조사를 결정한 후 빠지기 시작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ISA 산하 법률기술위원회는 자메이카에서 열린 제30차 연례 총회에서 TMC의 국제법 위반을 질타했다. TMC는 올 4월 ISA를 통하지 않고 미국 정부에 직접 심해저 채굴 허가를 신청했다. ISA는 “(이 같은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다”며 “다자주의 원칙과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체계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IS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TMC가 유엔해양법협약에 명시된 심해저의 원칙을 위반했고 탐사 계약 해지나 벌금 부과 등의 제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와 환경단체들도 TMC를 규탄했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은 “다자주의 체계를 보호해야 한다”며 각국 정부에 심해저 채굴 중단을 촉구했고, 미국 의회도 채굴 제한을 위한 입법을 추진 중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6월 TMC 보통주 약 5%를 약 1165억 원에 인수했다. 추가 콜옵션을 행사하면 총 투자 규모는 18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해당 투자가 “원료 확보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으나, ISA 조사를 계기로 그린워싱 기업에 대한 투자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그린피스 한국지사는 올해 7월28일 성명을 통해 “한국기업이 국제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기업과 연계된 것은 국제사회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아연은 TMC에 대한 투자가 단기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핵심 원료 확보와 공급망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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