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강남권역(GBD) 프라임 오피스인 강남N타워를 최근 인수한 딜을 두고 업계에서 진실공방이 오가고 있다. 여러 투자자들이 노리고 있던 강남N타워가 돌연 시세보다 저렴하게 빗썸에게 매각됐다는 게 요지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강남N타워를 보유하고 있는 KB부동산신탁은 이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강남N타워 매각 계획 변경안을 승인했다. 이사회에서는 강남N타워 공개매각을 철회하고, 빗썸에 단독으로 매각하는 내용을 승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빗썸이 제시한 금액은 3.3㎡당 4400만 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건물 전체 대금은 6800억 원대로 예상된다.
문제는 신축인 강남N타워의 평당가가 최근 인근에서 매각된 구축 오피스인 엔씨타워1에 비해 싸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엔씨타워1은 지난달 3.3㎡당 약 350만 원 더 비싼 4750만 원에 팔렸는데, 연식은 강남N타워보다 10년 오래됐다. KB부동산신탁이 강남N타워를 엔씨타워1과 같은 가격에만 팔았어도 최소 540억 원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높은 가격을 고려하고 있던 일부 원매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자는 “경쟁 입찰을 하면 더 비싼 금액을 제시하는 곳이 있을 텐데 빗썸을 콕 찝어 수의 계약으로 전환한 게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거래는 쉐어딜(주식거래)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 경우 KB부동산신탁이 운용자산(AUM)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빗썸에게서 보수를 받을 수 있고 빗썸은 빠르고 저렴하게 건물을 매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거래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빗썸 관계자는 "해당 딜과 관련해 회사의 입장은 따로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강남N타워의 가격이 적정하다는 의견도 있다. 엔씨타워가 연식이 더 오래되긴 했지만, 인근에 개발 호재가 있어 가격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N타워는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129에 있다. 지하철 강남역과 역삼역이 지척이다. 규모는 지하 7층에서 지상 24층이다. 대지면적 3721.82㎡, 연면적 5만1126㎡이며 건폐율은 39.52%, 용적률은 799.91%다.
빗썸은 지난해 8월 코레이트타워와 2023년 12월 T412(구 삼성생명 대치2빌딩) 등 입찰에 참여했지만 자금 조달 가능성 등을 이유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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