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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메이드 분쟁 '예의주시'하는 금감원 속내

빠르게 매각 진행되면서 자료요구 등 어려워
글로벌 빅딜 영향 미칠 수 있는 행위 자제

  • 임세원 기자
  • 2025-02-19 16: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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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5조원으로 올해 ‘최대어’인 테일러메이드 매각이 추진되면서 금융감독원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출자자인 의류기업 F&F와 펀드 운용사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간 분쟁으로 자본시장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지만, 매각 절차가 진행되면서 금감원이 나서기 어려워진 것이다. 다만 금감원은 양측이 서로 반대의 주장을 하는 만큼 예의주시 하겠다는 입장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센트로이드와 F&F간 분쟁 과정에서 무한책임사원(GP)인 센트로이드가 주요 의사 결정 권한을 F&F에 넘겼는지 여부를 사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매각 자체를 결정하는데 F&F가 관여해야 한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이 될 수 있지만, 매각 상대방에 대한 비토권한 정도면 자본시장법 위반 대상은 아니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다만 센트로이드가 조성한 펀드의 정관이나, 주요 출자자인 F&F 지분율이 의결권과 비례하는 지 등 실질적인 계약 조건을 따져봐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보이면 검사에도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센트로이드가 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추가적인 자료요구 등은 하지 않고 있다. 센트로이드는 조만간 국내외 주요 IB로부터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받을 계획이다. 과거 테일러메이드 매각자문사였던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JP모건,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등이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경쟁사인 캘러웨이골프의 주거래은행이어서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고, UBS는 이번 거래에 깊은 관심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센트로이드는 2021년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테일러메이드를 약 17억 달러(당시 약 2조 원)에 인수했으며, 현재 거론되는 매각가는 최대 5조원이 거론된다. 덩치가 크고 글로벌 3대 골프장비·의류 브랜드로 꼽히는 만큼 미국과 중동 등 해외 펀드를 중심으로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과정의 최대 걸림돌은 기존 펀드 출자자이자 인수 의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 F&F와 합의 여부다. F&F는 총 5580억 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우선매수권과 주요 경영권 사항에 대한 동의권을 받았다면서 이번 매각 추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반면 센트로이드는 경영권은 센트로이드가 행사하되, 일부 사항에 대해서만 F&F의 동의권을 인정한다며 맞서고 있다. F&F는 2022년에도 센트로이드 측에 테일러메이드 투자 펀드에 대한 지분을 현물 분배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공동 출자한 기관 투자자에게 펀드 지분을 매각하라고 요구하면서 소송 제기 직전까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현재 남은 주요 국내기관투자자는 새마을금고와 농협, 신협 등으로 주요 출자자는 새마을금고다. 업계에서는 테일러메이드를 조금이라도 싸게 인수하려는 F&F와 센트로이드 간의 줄다리기라고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순조로운 매각을 위해 양측의 이견을 조정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의 진실공방을 지켜보는 금감원의 속내도 밝지 않다. 금감원은 정기적으로 운용사의 보고를 받는 입장이지만, 당시에는 이 같은 정황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검사 부서가 이 사안을 지켜보고 있지만, 해외 인수 후보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자료 요구라도 한다면 염가 매수의 빌미가 될 수 있고 한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양측이 반대 주장을 하기 때문에 실제 2021년 투자 당시 계약 내용과 F&F 참여가 없었다면 인수가 결렬될 수 있는 당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현재는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예민한 시기여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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