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하루만 주식투자금을 빌려도 최고 8%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배짱 영업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부터 신용거래 융자 잔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이 초단기(1~7일) 기간에도 고금리를 부여해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60곳 중 신용융자 사용 기간 1~7일의 이자율이 7%를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신영증권·유진투자증권·케이프투자증권·하나증권 등 총 5곳이다. 이 기간 미래에셋증권과 신영증권의 이자율은 각각 7.5%(비대면), 8%(대면)다. 유진투자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은 모두 7.5%(대면·비대면) 이자율을 적용했다. 하나증권은 대면 방식일 경우 7.8%, 비대면은 7.9% 금리를 부과했다.
신용융자 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일정 기간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이다. 통상 장기간 자금을 빌린 투자자일수록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반면 7일 안팎의 단기 기간 이자율은 높지 않다.
실제로 증권사 5곳을 제외한 55개 증권사의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3~6%대에 불과했다. 가령 1억 원의 투자 자금을 비대면 방식으로 빌릴 경우 현대차증권(3.9%)에서는 약 7만 원대의 이자 비용만 부담하면 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14만 원대, 하나증권·신영증권은 15만 원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자 비용 부담이 최대 2배나 높아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 시장금리가 하향했지만 증권사들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단기 자금 보유자에게도 이자 부담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용융자 이자율은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합쳐 산출하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높아질수록 뛸 수밖에 없다. 이자율(1~7일 기준)이 높은 하나증권과 신영증권의 가산금리는 각각 4.69%, 5.11%였던 반면 같은 기간 삼성증권과 KB증권의 가산금리는 각각 1.98%, 1.92%였다.
한편 신용융자 잔액은 1월 말 16조 5981억 원에서 26일 기준 17조 9526억 원으로 두 달 새 1조 3500억 원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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