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상조 업계 1·2위인 프리드라이프·보람상조와의 협업을 통해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하고 시니어 고객을 유치한다. 국내 상조 가입자가 900만 명에 육박하는 만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KB국민은행의 구상이다.
19일 금융계와 상조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보람상조 가입자 전용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연계 출시하기로 하고 세부 내용을 논의 중이다. 이를 통해 KB는 신규 계좌 가입을 늘리고 보람상조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확대할 방침이다. 보람상조는 1991년 서비스를 시작한 1세대 업체다.
보람상조는 예적금 이외에 자사 채널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KB국민은행의 다양한 금융 상품을 알리고 가입 채널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람상조는 현재 장례 서비스 이외에 크루즈와 웨딩, 투어, 펫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 상품 라인업이 갖춰질 경우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 보람상조의 판단이다.
KB국민은행은 상조 업계 1위사인 프리드라이프와의 협업도 논의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가 가입자로부터 받은 선수금 일부를 KB국민은행에 예치하고 은행이 지급을 보증하는 것이 뼈대다. 선수금은 상조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고객들에게 받는 대금이다. 현행법은 상조기업의 선수금의 50%를 공제조합이나 은행에 예치(지급보증)해둬야 한다고 강제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신한·우리·하나·수협·DGB대구·IBK기업은행 등 6개사와 협약을 체결한 상태인데 여기에 KB국민을 추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프리드라이프 측 자금을 KB자산운용과 연계해 운용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의 지난해 말 기준 선수금은 2조 5606억 원으로 상조 업체 가운데 가장 많다. 그 뒤를 △보람상조 1조 5491억 원 △교원라이프 1조 4546억 원 △대명스테이션 1조 3982억 원 △더케이예다함 7402억 원 등이 차지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실버산업에 대한 금융권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KB국민은행이 상조 업체와 협력해 전용 예금 상품을 내놓고 선수금 시장에 도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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