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 그룹주들이 인공지능(AI) 투자 소식에 동반 강세를 보였다. 카카오가 경기도 남양주시에 'AI(인공지능) 디지털 허브'를 구축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힘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98% 오른 5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5만37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카카오뱅크(323410)를 제외한 계열사 종목들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카카오페이(377300)는 6.53% 오른 6만400원, 카카오게임즈(293490)는 1.52% 오른 1만735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2.46% 하락했다.
카카오가 이재명 정부들어 주요 기업의 첫 대규모 투자로 ‘AI 디지털 허브’ 구축에 나선다는 소식에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카카오는 남양주 왕숙지구에 AI 디지털 허브 건립과 관련해 경기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협상을 마무리했다. 투자 규모는 최대 6000억 원 수준이며 이르면 내년 착공에 돌입해 2030년 가동할 계획이다.
카카오 AI 디지털 허브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R&D(연구·개발)센터 등 카카오 핵심 AI 인력이 상주하는 대형 단지로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새 정부 들어 첫 대형 투자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 지역 핵심 공약으로 '남양주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구 지정'을 발표한 바 있다. 카카오 AI 디지털 허브를 완공할 경우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 일대가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구로 지적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최근 증권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이재명 정부의 AI 신사업 드라이브 등을 근거로 카카오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계열사가 정책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가상자산(암호화폐) 산업 진흥을 위한 1호 업권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의된 이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주가가 폭등한 바 있다.
김지현 흥국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디지털 자산 관련 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카카오페이 서비스 내에서 생태계가 결합할 경우 카카오페이의 핀테크 사업 결제액(TPV)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했다.
이어 “급격한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존재하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영업 환경을 개선하면서 하반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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