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CBC그룹이 휴젤(145020) 경영권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는 후보자가 나오면 다른 주주사인 GS그룹·IMM인베스트먼트 지분도 함께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BC는 최근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임하고 국내외 여러 인수 후보자를 접촉하고 나섰다. IB업계 관계자는 “주로 해외의 투자자들이 초기 단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CBC가 원하는 매각가는 최소 주당 40만 원 초중반대”라고 말했다.
CBC는 2021년 GS그룹, IMM인베스트먼트, 중동의 큰 손인 무바달라 등과 함께 휴젤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베인캐피털로부터 지분 43.24%를 1조 5000억 원 이상에 사들였다. CBC는 무바달라와 컨소시엄을 이뤄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했으며, 나머지는 GS그룹과 IMM인베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인수했다.
매각 성사의 관건은 역시 인수 후보 측과 가격 눈높이 차를 극복할 수 있는지 여부다. 휴젤 주가는 연초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최근 30만 원대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다만 CBC가 원하는 가격과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크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이 화두인 만큼 인수 측은 휴젤 지분 100%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전체 인수가격이 너무 커질 수 있어 거래 성사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5일 휴젤 종가는 33만 2000원으로 시가총액은 4조 원 이상에 형성돼 있다. 최대주주 측에 지불할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체 주주에도 똑같이 적용할 경우 매각가는 5조 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최근 국내 여러 증권사들이 휴젤의 주요 주주사들에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통한 자본재조정(리캡)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휴젤은 보톡스의 주원료인 보톨리눔 톡신을 활용해 의약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피부 미용에 활용되는 HA필러 역시 휴젤의 주요 제품 중 하나다. 회사는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2조 원, 영업이익은 956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약 18%, 44%씩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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