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콘텐츠 기업 더핑크퐁컴퍼니가 수백 억 원 대의 공모자금을 활용해 보유 지적재산(IP) 다각화와 개발 역량 강화를 노린다. 더핑크퐁펌퍼니는 ‘아기상어’와 ‘핑크퐁’ 등 전세계에서 인기를 끈 IP를 다수 개발했다. 핵심 IP 개발 역량과 이를 통해 거두는 높은 이익률은 더핑크퐁컴퍼니가 가진 강점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산업 생태계 변화와 IP의 ‘생애주기’는 공모주 투자 시 주의해 살펴봐야 할 요소다.
김민석 더핑크퐁컴퍼니 대표는 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10여년 동안 핑크퐁과 아기상어, ‘베페핀’ 등 글로벌 히트 IP를 제작하며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며 “최근에는 여기에 AI, 데이터, 현지화 전략을 결합해 차세대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2010년 설립된 더핑크퐁컴퍼니는 △핑크퐁 △아기상어 △호기 △베베핀 △씰룩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IP를 다수 개발했다. 아기 상어 캐릭터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영상은 2016년 첫 게시 후 유튜브에서 누적 160억 회가 넘는 조회수를 달성해 글로벌 최다 조회 영상 1위에 올라 있다. 후속 IP인 베베핀은 2022년 공개 후 미국 등 11개 국에서 넷플릭스 키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제작 역량이 늘어 흥행 달성 시기는 빨라지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1000만 명을 달성하는 데 걸린 기간은 핑크퐁(2014년 출시)이 53개월, 베베핀(2022년)이 14개월이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지난해 974억 원의 매출과 18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영업이익률이 19.3%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도 451억 원의 매출에 9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에 육박하는 이익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이는 과거 제작 비용을 투입해 성공을 거둔 IP에서 매출이 꾸준히 발생한 결과로 풀이된다. 더핑크퐁컴퍼니는 흥행 IP의 신규 에피소드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지만, 이 과정은 과거 개발한 캐릭터·스토리·콘셉트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IP를 통째로 새로 개발하는 것과는 다르다. 새 에피소드 제작은 게임 개발사가 과거 개발한 IP를 유지·보수하는 것과 개념이 유사하다.
사업 변수로는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와 IP 생애주기가 꼽힌다. 최근 AI 기술 발전으로 콘텐츠 제작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어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경쟁자가 다수 생길 수 있다. 경쟁 격화 속에서 현재 보유한 IP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신규 흥행 IP를 지속 발굴해내야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핑크퐁 등 공개한 지 10여년이 지난 IP에서 발생하는 라이선스·기획(MD) 상품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주의해 살펴봐야 한다. 라이선스·MD 상품은 콘텐츠 인기도에 따라 매출이 발생해 최근 관련 수익이 감소한다는 것은 핵심 IP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신호로 볼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과거 자체적으로 진행한 여러 실험에서 다량의 낮은 품질 영상을 게시하는 것으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AI 발전이 산업 변화를 불러오는 것은 맞지만 더핑크퐁컴퍼니는 이를 활용해 높은 품질 콘텐츠를 더 빠르게 생산하는 방향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라이선스·MD 매출과 관련해서는 핑크퐁의 유튜브·음원 매출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게임의 생애주기가 20년을 넘게 가듯 최근에는 콘텐츠 생애주기가 길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이번 IPO에서 신주 200만 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3만 2000~3만 8000원이고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640억~760억 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592억~5453억 원으로 추산된다. 10월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해 6~7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공모 자금은 △신규 IP 개발·출시 △IP 제작 과정 고도화 △애니메이션 제작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을 위해 활용한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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