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털(VC) 5곳 중 2곳은 올해도 여전히 모험자본 투자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딥시크 쇼크’ 등 글로벌 기술 패러다임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점이지만 불안정한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세운 것이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VC 37곳 대표들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 전망’을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신규 투자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40.6%(15곳)로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 5~15% 줄이겠다는 답변도 13.5%(5곳)였다. 응답자의 과반이 전년 대비 투자를 키우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물론 응답자의 45.9%가 투자를 확대(5~15% 이상, 15% 초과)하겠다고 한 점은 긍정적이나 이는 VC 투자 규모가 2021~2023년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VC 투자액은 11조 9467억 원으로 활황이던 2021년(15조 9371억 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75% 수준이다.
VC 대표들은 올해 가장 큰 변수로 새 정부 출범 가능성을 포함한 국내 정치 상황(19곳)을 꼽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증시 및 산업 정책 변화 가능성(18곳)이나 국내 증시 향방(16곳)보다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모를 탄핵 정국을 더 큰 불안 요소로 봤다.
한 VC 대표는 “가장 큰 투자금 회수(엑시트) 창구인 코스닥이 계속 저조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며 “엑시트 시장 활성화와 원활한 펀딩(자금 조달) 제고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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