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진입한 기업이 34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한 해 100곳 내외의 기업이 입성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예년보다 신규 상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6월 5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34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 5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수는 8곳으로 지난해(22곳)와 2023년(19곳) 대비 뚝 떨어졌다. 예심 후 상장까지는 보통 6개월 내외가 소요돼 연말 상장 실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연도별로 △2022년 111곳 △2023년 114곳 △2024년 110곳 등이다.
시장 위축의 원인으로는 한층 엄격해진 심사 기조가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예심을 청구한 기업 중 심사를 자진 철회하거나 미승인 판정을 받은 기업은 46곳이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치인 31곳(2021년)을 한참 넘어섰다. 거래소는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하는 특례상장 기업이나 이미 상장한 모회사가 있는 중복 상장 기업을 중심으로 ‘현미경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거버넌스·거래처 등 기업의 질적 요건을 면밀히 따지는 과정에서 고배를 마시는 기업이 속출하다보니 신규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상장 허들 상향은 국내 증시 투자자를 보호하는 효과를 내지만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기도 해 신산업 생태계를 중심으로 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자 신산업 생태계에 투입되는 자금줄도 마르고 있다. 민간 벤처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 집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벤처·스타트업 대상 투자 건수는 243건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4% 감소했다. 투자 금액도 4% 감소한 1조 23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은 통상 IPO 이후 구주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IPO 시장이 위축되면 벤처·스타트업 대상 투자도 덩달아 줄어들게 된다. 한 VC 대표는 “최근 신산업 생태계가 어려워진 가장 큰 원인은 IPO 시장 위축”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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