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고배당 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 과세 최고세율을 25%로 낮추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정책 랠리 모멘텀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정부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10억 원(현 50억 원)으로 낮추고 배당소득 분리 과세 최고세율을 35%로 제시한 세법개정안 이후 8~9월 ‘박스피’를 겪었는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걷어내고 외국인투자가들의 신뢰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2%(119.48포인트) 오른 4073.2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했던 올 4월 10일(6.6%) 이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지난주에만 7조 원 넘게 주식을 내던졌던 외국인의 매도세(1554억 원 순매도)가 진정됐고 기관이 1조 원 넘게 사들이며 코스피는 1거래일 만에 다시 4000선을 회복했다. ‘정책 불확실성 해소가 곧 시장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공식이 재확인되며 자본시장 전환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료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호재가 맞물리며 불안심리가 완화됐고 원·달러 환율도 소폭 하락했다.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불확실성에 싸였던 증시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배구조 개선과 상법 개정,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50억 원 유지 등 ‘오천피’ 의지를 거듭 확인하며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있다. 이번 분리 과세 최고세율 인하 역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막고 고배당 기업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다시 불러왔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많이 보유한 금융·지주업종의 배당수익률이 높은 만큼 이번 조치가 배당 확대를 촉진해 외국인 이탈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에 이어 퇴직연금 기금화, 금산분리 완화 등 후속 정책이 본격화하면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구조적으로 확대돼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조치는 단순한 세제 완화가 아니라 기업이 현금을 유보하기보다 주주와 적극적으로 이익을 나누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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