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자외선(EUV) 장비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용화한 반도체 장비 기업 이솔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이솔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 쓰이는 포토마스크(반도체 웨이퍼에 미세 패턴을 새기는 데 쓰이는 석영·유리판) 검증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의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기업이 잇따르는 추세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솔은 최근 국내 다수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고 IPO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이솔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출신 김병국 대표가 2018년 설립한 기업으로 포토마스크 결함을 최종 검증하는 EUV 장비를 개발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EUV 광원을 확보하고 제품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최근 740억 원 규모 시리즈 B 라운드 투자를 받았다. 투자 기관은 산업은행·인터베스트·미래에셋벤처투자·유안타인베스트먼트·DSC인베스트먼트·퀀텀벤처스 등이다.
EUV 장비는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노광기와 포토마스크 결함을 검사하는 검증 장비로 나뉜다. 노광기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결함 검사 장비는 일본의 레이저텍과 독일 칼자이스가 장악하고 있다. 이솔은 포토마스크 결함을 최종 검증하는 장비 ‘SREM’을 개발해 삼성전자에 공급했고 차세대 제품인 ‘FREM’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일본 소재 포토마스크 제조 기업과 FREM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솔은 FREM 계약 과정에서 1년이 넘는 성능평가를 거쳐 칼자이스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증시에 입성하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은 줄을 잇고 있다. 국내 반도체 제조 기업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려 국산 제품 사용률을 높이면서 소부장 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결함 검사 장비를 개발·생산하는 이노테크는 일반청약에서 7조 8496억 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11월 증시에 올랐다.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 씨엠티엑스는 올해 코스닥 IPO 기업 중 최대인 13조 8622억 원의 청약 증거금을 받으며 IPO를 마쳤다.
IB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국산 제품 도입률이 높아지면서 경쟁력 있는 소부장 기업이 늘어났다”며 “국내 대규모 설비투자가 예정돼 있는 만큼 선제적 자금 확보를 위해 IPO에 나서는 기업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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