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찾는 투자자 만큼 투자유치를 원하는 반도체 기업도 많습니다. 슈퍼사이클 속에서 앞으로 더 많은 투자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양진혁 삼정KPMG 전무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섹터로 반도체·방산·조선·2차전지를 거론했다. 반도체는 시장에 매물이 풍부한데다 슈퍼사이클과 함께 ‘소부장’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맞물리면서 상당 기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전무는 “반도체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예전에는 3개월에 한 번 갈던 소모품이 이제는 매달 필요해졌다”며 “반도체 장비는 물론이고 공정 소모품을 생산하는 기업까지 생태계 전반에 걸쳐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졌지만 향후 성장성을 감안한다면 몸값이 설득력을 갖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2차전지 역시 양 전무가 주목하는 산업이다. 2차전지는 2023년을 정점으로 열풍이 가라앉았고 한동안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그는 “이제는 섹터 내 턴어라운드 기업이 늘고 있고, 기업가치도 합리화됐다”고 진단했다.
방산과 조선은 인기 대비 매물이 드물어 실제 성사되는 거래는 소수에 그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이후 높은 기업가치로 투자금을 모집했던 플랫폼, 바이오, 게임 등 일부 성장섹터는 구조조정 시점에 직면했다고 피력했다. 실제 정육각, 발란 등 한때 각광을 받던 스타트업이 연이어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양 전무는 “소수지분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엑시트 차원에서 파생된 매물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삼정KPMG에 2006년 공채로 입사해 감사 분야를 거쳐 인수합병(M&A) 자문을 수행 중이다. 감사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M&A 자문을 다수 담당했고 현재는 재무자문2본부를 이끌고 있다. 2본부는 구조조정 M&A 자문, 금융기관과 중견기업 대상 M&A 자문, 실사 등을 폭넓게 제공하는 조직이다.
구조조정 M&A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중요성도 짚었다. 양 전무는 “PEF가 구조조정 투자를 단행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위기 기업이 늘수록 산업 역동성이 저하되는 만큼, 구조조정 전문 PEF에 대한 인센티브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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