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19일 다섯 번째 신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자로 최종 결정되면서 증권사들의 모험자본 투자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발행어음제도 도입 후 모험자본에 투입된 금액이 크지 않고 부동산 금융에 집중됐다는 비판이 많았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는 1년 이내 만기 도래 원리금 확정형 어음이다. 현재 키움증권의 별도 기준 3분기 말 자기자본은 5조 7862억 원으로 자기자본의 200%인 11조 5724억 원을 조달 가능하게 된다. 키움증권이 이 금액을 모두 조달하는 데 성공할 경우 조달 금액의 25%(모험자본 공급 한도)인 2조 8931억 원이 신규 모험자본으로 공급 가능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조달 금액 대비 기업금융 자산 투자 비율을 50% 이상 유지할 계획”이라며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금융 사업에 적극 동참하면서 발행어음 상품을 최대한 다양하게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키움인베스트먼트 등 자회사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국내 주요 대학 소속 기술지주사 등과 손잡고 벤처기업의 전(全) 성장 주기에 맞춘 ‘단계별 토털 파이낸셜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혁신기업을 발굴하고 벤처캐피털(VC) 출자, 지분 투자, 메자닌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또 리스크 관리 전문 인력을 연간 기존 인력의 10% 이상 증원하고 ‘3중 리스크 관리 체계(현업·리스크·감사 부문)’도 구축했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계기로 모험자본 공급 등을 통해 자본시장 역동성 제고에 기여하겠다”며 “키움증권 고객에게도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금융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모험자본 공급 확대라는 정책 기조에 맞춰 다른 발행어음 사업 신청자에 대한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했다. 올 7월 키움증권을 포함해 삼성·메리츠·신한투자·하나증권 등 5개사가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뒤 순차적으로 심사를 받고 있다. 이달 말까지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위한 외부평가위원회의 실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을 제외한 4개사가 발행어음 사업자로 결정되면 사업자는 최대 9곳으로 늘어나 기업금융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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