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이 핵심 운용 인력을 대거 충원하며 조직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털은 최근 안재우 전 CVC캐피탈 전무에 이어 장지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상무를 신규 영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상무는 이번주 정식 출근할 예정이며, 안 전무는 약 6개월간의 가드닝(경업 방지 목적의 의무휴식 기간) 종료 후 내년 3월부터 합류한다.
이번 영입은 베인캐피털이 그동안의 보수적인 인력 구조에서 한 단계 확장된 체제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회사는 장 상무와 안 전무 외에도 삼일PwC와 운용사 등에서 이사급과 과장급 운용 인력 3명을 추가 채용해 총 5명의 신규 인력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현재 7명 규모였던 운용 인력이 12명 체제로 확대되면서 한국사무소는 기존보다 두 배 가까운 몸집을 갖추게 됐다.
이 같은 변화는 조직의 수장 교체와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오랜 기간 베인캐피털의 한국 사업을 이끌어온 이정우 대표가 올 연말 퇴사를 앞두고 있어 대규모 인력 재편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투자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향후 대표 역할은 김동욱 부사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베인캐피털 한국사무소 내에 유일한 파트너인 김 부사장이 실질적인 대표 역할을 수행하면서 투자 의사결정 체계와 딜 소싱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인캐피털은 대형 거래를 앞두고 있다. 거래가가 약 9000억 원 규모로 알려진 HS효성첨단소재 타이어코드 사업부 인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김 부사장 체제에서 이뤄지는 첫 번째 대기업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거래로, 향후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에는 예상 거래 규모가 3조 원에 달하는 클래시스 매각 작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연속적인 대형 딜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다.
IB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두고 베인캐피털이 내년을 기점으로 외형 성장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동시에 추구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 시장에서 운용 인력의 다양성과 전문성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대형 카브아웃 딜과 굵직한 엑시트 기회를 연달아 확보할 경우 조직 재편의 효과는 바로 검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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