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명가로 평가 받는 독립계 일반 사모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기업 경영권 지분에 투자하는 기관 전용 사모펀드(PEF)업으로 잇따라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 굵직한 국내 주요 기업 지분 투자를 두고 '딜 소싱(투자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독립계 일반사모 운용사인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의 대주주이자 슈퍼개미로 알려진 김수호 씨가 포인터스프라이빗에쿼티(PE)를 설립하고 회사 경영에 직간접 참여하고 있다. 김 씨는 과거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출신 안형진 대표 등을 영입해 빌리언폴드운용을 설립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회사를 세웠다.
2023년 말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마친 포인터스PE는 올 상반기 미래에셋자산운용PE 출신 박준일 대표 등 주요 운용역들을 영입해 PEF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김 씨가 지분을 50% 이상, 박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나머지 최대 50%를 확보하는 구도로 재편했다. 포인터스PE는 박 대표의 주도로 최근 주방용품 국민 브랜드 '크린랩'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 마수걸이 투자를 성사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주식형 펀드의 명가로 오랜 기간 입지를 구축해온 브레인자산운용도 2023년 케이와이프라이빗에쿼티(PE)를 물적 분할해 설립한 바 있다. 케이와이PE는 설립 직후 총 6000억 원 규모 SK팜테코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를 성사시킨데 이어 올해 5000억 원에 달하는 1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면서 최근 업계에 완벽히 안착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투자자문사로 출발해 꾸준히 사세를 확장한 타임폴리오운용도 비슷한 케이스다. 2022년 타임폴리오캐피탈을 설립하고 올해 국내 밸브 기업 티씬 지분 100%를 약 1200억 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국내 1위 디벨로퍼 MDM도 자회사이자 부동산 펀드 운용사인 엠디엠자산운용을 통해 최근 PEF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주식형 펀드 운용에 집중했던 독립계 운용사 명가들이 이처럼 PEF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우량 투자처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주요 기업의 굵직한 전환사채(CB)·상환전환우선주(RCPS) 시장에서 투자사 간 각축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사모 운용사와 기관전용 운용사 간 존재했던 업권의 장벽이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종 대형 PEF로 꼽히는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IMM자산운용을 신설하고 일반 사모운용업을 시작했다. 경영권·소수지분 투자로 업계에서 첫 발을 뗀 KCGI는 2023년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사명을 KCGI자산운용으로 변경하고 일반사모 운용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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