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네트워크에 이어 비트코인(BTC) 레이어2 네트워크가 차세대 블록체인 시장을 이끌 주자로 지목됐다. BTC 생태계의 대규모 자산을 기반으로 반감기까지 맞물리며 BTC 레이어2 네트워크가 개발자들에게 아직 완전히 개척되지 않은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는 주장이다.
무닙 알리 스택스 공동창업자는 28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에서 열린 비들아시아 2024에서 이같이 밝혔다. 알리 창업자는 “BTC 시장이 이 정도로 호황인 적은 없었다”며 “투자 자산의 의미를 넘어 BTC 레이어2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어2 네트워크는 BTC, ETH 등 레이어1 네트워크의 단점을 보완한 블록체인이다. 레이어1 네트워크보다 빠른 트랜잭션(거래) 속도, 저렴한 네트워크 수수료, 높은 확장성이 특징이다. BTC 네트워크도 확장성이 떨어져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어려웠다. 이후 ETH 레이어2 네트워크가 웹3 시장을 주도하자 지난해부터 크로스체인, 롤업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BTC 레이어2 네트워크가 주목받았다. 스택스는 BTC 네트워크에 스마트 계약(컨트랙트)을 도입해 확장성을 높였다. 알리 창업자는 “많은 사람이 레이어2 네트워크에서 BTC 생태계를 경험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알리 창업자는 최근 BTC 네트워크의 수수료가 오른 점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ETH도 네트워크 수수료가 상승했을 때 레이어2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수조 달러 규모의 BTC 시장도 레이어2에 대한 기대로 개발자가 몰리고 많은 프로젝트가 투자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BTC 레이어2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은 오는 4월 말 BTC 반감기를 기점으로 더 커질 전망이라는 게 알리 창업자의 주장이다. BTC 반감기는 약 4년마다 BTC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다. 그는 “반감기는 자산뿐만 아니라 네트워크의 가치도 훨씬 높아지는 시기”라며 “더욱 생산적인 개발 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스택스는 다음 달 말 ‘나카모토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스택스의 트랜잭션 속도를 높이고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생태계에서 사용하는 ‘sBTC’ 토큰을 출시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BTC를 단지 자산으로만 보유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적다”며 “레이어2 네트워크에선 BTC를 락업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출을 받는 등 흥미로운 사례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와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줄인 가상자산이다.
알리 창업자는 BTC 레이어2 네트워크가 ETH에 이어 새롭게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BTC 레이어2 네트워크 시장의 규모는 50억 달러 정도”라며 “ETH 레이어2 시장(80억 달러 규모)보다 적지만 훨씬 많은 자본이 BTC에 몰린 점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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