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육성 조직 D2SF가 지난 10년간 초기 스타트업 115팀에 투자해 누적 기업가치 5조 2000억 원을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네이버 D2SF는 우수한 국내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발굴과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이들의 글로벌 진출도 지원할 방침이다.
네이버 D2SF는 이날 10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15년 출범 이래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네이버 D2SF는 지난 10년간 총 115팀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 중 99%는 투자 당시 시드(Seed) 또는 시리즈A 단계였다. 네이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는 현재 5조 2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1년(70팀) 대비 약 4배 규모다. 이 중 64%는 네이버와 구체적인 협업 아젠다(의제)를 발굴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D2SF는 기술 스타트업 투자·협력을 통해 더 큰 성장을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출범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당장 협력 접점이 없어도 우수한 기술을 가진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이 D2SF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네이버 D2SF에서 주목하는 스타트업들은 인공지능(AI)·버추얼·로보틱스 등 각 기술·산업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선 개척자에 가깝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D2SF가 투자한 기업들은) 높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96%라는 압도적인 생존율과 시드 단계에서 프리-A까지 도달하는 기간이 18개월에 그치는 등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국내 최초 AI 반도체 칩을 설계한 ‘퓨리오사AI’와 로봇 소프트웨어(SW) 기업 최초 상장사인 ‘클로봇’, AI 데이터 플랫폼 최초로 상장한 ‘크라우드웍스’ 등을 꼽았다. 네이버 D2SF는 투자 이후에도 입주공간, 클라우드 인프라 등 다양한 밸류업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D2SF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한 스타트업과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의 성장률은 약 9배 차이가 있었다. 또한 네이버 D2SF는 연 2회 캠퍼스 기술창업공모전을 운영하며, 창업 전 단계인 학생창업팀 발굴·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스타트업의 시너지’ 역시 네이버 D2SF가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현재 전체 투자 스타트업의 64%가 네이버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네이버 D2SF로부터 두 차례 투자를 유치한 양수영 테크타카 대표는 "네이버쇼핑과 긴밀히 협력해 주7일 ‘네이버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며 당일 출고율 99.9%를 기록 중”이라며 “급증하는 물류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향후 네이버 D2SF는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실제로 네이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81%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 중이며, 네이버 D2SF 역시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마련해 활동 반경을 넓히기도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가 기술로 출발해, 기술로 성장한, 기술 DNA를 갖고 있는 회사”라고 강조하면서 네이버 D2SF를 통해 ‘제2의 네이버’가 탄생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 D2SF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는 활동”이라며 “앞으로도 네이버는 우수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진출을 통해,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함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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