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가격 높여달라"…시작부터 고삐죄는 이지스 매각

매각측, 주관사 통해 이례적 제안
인수 상대로 일부후보 염두에 둔 듯

  • 임세원 기자
  • 2025-08-24 11:16:25
  • 프린트하기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



부동산자산운용업계 1위인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에서 매도자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가격을 높이는 시도에 나섰다. 매도측은 지분 100% 기준 최소 8000억 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으나 예비입찰 단계에서 이 같은 가격을 제시한 후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와 함께 매각에 참여하려는 소수주주들이 가격이 낮으면 응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매각주관사가 이례적으로 고삐를 세게 쥐고 있다고 풀이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 최대주주인 손화자 씨와 소수주주들은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통해 예비입찰에 참여한 일부 후보에게 가격을 올려 다시 제안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달 13일 열린 예비입찰에는 한화생명, 대신파이낸셜그룹, 흥국생명, 싱가포르계 운용사인 캐피탈랜드 등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66.6%다.

매도 측이 입찰 참여 후보에게 가격을 올리는 방식은 프로그래시브 딜로 불리며 지분 거래 과정에서 종종 나타난다. 다만 본입찰 이후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등 인수자를 선정하기 직전에 독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도측이나 인수측 모두 상당한 비용을 들인 상황이라 서로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의욕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예비입찰 단계에서는 입찰자가 낸 가격에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매도측도 상대적으로 무게를 싣지 않는다. 매도 측은 일부 후보에게만 가격 인상을 요청했기 때문에 초반부터 염두에 둔 후보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운용사에 매각 하는 것은 다소 부정적인 분위기”라며 “기존 주주로 협력관계를 이어온 대신그룹이나 자산규모가 큰 한화생명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주주구조가 크게 두 갈래로 분산된 점도 가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주주 가운데 현대차증권·마스턴투자운용·KB증권 등은 연말까지 인수 후보의 제안을 들어본 후 참여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전 신사업추진단장 측(11.89%)은 이번 매각에 참여하지 않고, 새로운 대주주와 협의해 단계적인 매각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주주 가운데 우미글로벌(9.08%), 금성백조(8.59%)는 조 전 단장 측에 우호적인 입장이어서 가격 등 조건이 크게 유리하지 않으면 매각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