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다호텔을 운영하는 라미드그룹이 골프장과 스키장을 보유한 에덴밸리 리조트 인수를 추진했으나 최종 무산됐다. 라미드그룹은 경쟁자인 사모펀드(PEF) 오퍼스 프라이빗에쿼티(PE)보다 높은 인수가를 제시했지만, 오퍼스PE는 물론 채권자의 반대에 부딪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 회생 중에 매물로 나온 에덴밸리 리조트는 회생 폐지 후 오퍼스PE가 다시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개발이 매각을 추진했던 에덴밸리 리조트는 라미드그룹이 1200억 원에 경영권을 인수하는 내용으로 회생 계획안을 제시했으나 채권단과 신탁 채권자인 오퍼스PE로부터 찬성을 얻지 못해 회생안이 폐지됐다. 법정관리 기업이 회생계획안을 인가 받기 위해서는 채권자의 67%, 회생담보권자의 75%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라미드그룹은 1200억 원의 인수가액 중 800억 원을 채권 변제에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전체 채권자의 10%도 동의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라미드그룹 인수가 포함된 회생 계획안이 폐지되면, 바로 청산하는 것이 아니라 회생 신청 전 원래 상황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은 삼정회계법인이 주관사를 맡았다.
오퍼슨PE는 약 1000억 원의 인수 자금을 확보한 뒤 이 중 900억 원을 채권 변제에 투입하는 방안을 주요 채권단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미드그룹에 비해 변제율이 더욱 높은 방안이어서 오퍼스 PE가 1000억 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다면 최종 인수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번 매각전은 초반부터 라미드그룹과 오퍼스PE간 경쟁 구도였다. 오퍼스 PE가 신탁권만 우선 인수한 뒤 자금 조달을 추진했지만 한 차례 불발 되자, 이 틈을 라미드그룹이 치고 들어왔다. 라미드그룹은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썬앤문그룹으로 알려진 문병욱 회장이 이끄는 종합레저그룹이다. 2024년 골프장 클럽디 속리산을 900억 원에 인수했고, 경기 이천 미란다호텔, 서울 강북 빅토리아호텔, 양평TPC, 남양주CC, 엠스클럽 등을 통해 골프와 호텔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라미드그룹은 오퍼스PE로부터 신탁권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양측간 이견으로 사실상 결렬됐다. 회생 과정의 매각에서 신탁권자는 주요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는데 이 경우 채권자의 75% 이상이 동의하더라도 신탁권자가 보유한 자산은 넘기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에덴밸리 매각에서 채권자가 합의했더라도 오퍼스PE가 반대한다면 라미드그룹은 골프장과 스키장 등 부동산 자산을 제외한 법인만 가져갈 수 밖에 없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덴밸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신탁권을 확보한 오퍼스PE가 회생 계획안을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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