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 군용 위주였던 드론 기술이 2010년대 들어 점차 민간 영역으로 확산하면서, 드론은 국가안보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되는 ‘전략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과의 결합, 비가시권(BVLOS) 규제 완화, 드론 서비스 시장 확대 등이 드론 상용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세계 드론 교역 규모는 최근 3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하여 60억 달러를 돌파하였으며, 향후 2030년까지 전체 시장 규모는 연평균 14% 이상 성장하여 1,636억 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드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드론 수출경쟁력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량적 분석 결과, 2024년 우리 드론 수출 규모는 3년 전에 비해 10배 가까이 증가한 2,754만 달러를 기록하였으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0.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 드론 산업의 비교열위 및 수입 편중도 또한 높은 수준이다. 기체 수출의 87.3%, 부품 수출의 81.3%가 상위 5개 국가에 집중되는 등, 우리 드론 산업의 수출 편중도 또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SWOT 분석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정성 분석한 결과, 우리 드론 산업이 가진 강점(제조 역량 확대 및 정책 당국의 인식 변화)이 정량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괴리가 나타났다. 이는 인프라 부족과 낮은 부품 국산화율 등의 약점·위협이 강점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되 △동시에 약점을 보완하며 기회를 살리고 외부 위협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접근법을 기반으로, 우리 드론 수출기업들은 네 가지 수출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고중량 물품 배송 드론과 AI 드론 등 특수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BVLOS 규제 완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등 최근의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경쟁해야 승산이 커지는 것이다. 둘째, 신흥시장의 공공사업 진출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드론을 활용한 각종 공공사업이 진행 중이며, 이미 해외 주요 드론 기업은 이러한 사업 기회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셋째, 제조 과정의 서비스화를 지향해야 한다. 제조 지원 단계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제조 단계에서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생산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드론 서비스(Drone-as-a-Service, DaaS) 시장 확대에 착안하여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까지 함께 수출하는 전략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드론 생태계 대부분이 스타트업·중소기업인 점을 고려했을 때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정부의 치밀하고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 기업이 특수 제품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육성-규제 사이의 모순을 해결하여 실증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흥시장의 공공사업 진출을 위해 현지 공무원 대상 홍보 강화, 현지 전시회 참여 확대 등의 마케팅을 적극 시행해야 한다. 부품 국산화율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 수요 창출이 동반되어야 하므로, 대기업의 국산 드론 구매를 독려하는 등의 방법으로 드론 기업의 생산성 제고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업 모델 다변화를 위해서는 드론 기업들의 AI 도입 및 운용 지원도 함께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