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2017년부터 불어닥친 블록체인 열풍에 국내 주요 기업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수 년이 흐른 시점에서 디센터는 <블록체인 열풍, 그 후>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이 그동안 어떤 블록체인 전략을 펼쳤는지, 그리고 결과는 어땠는지 중간 점검한다는 취지입니다. 앞서의 시행착오와 성공 사례가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갤럭시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월렛을 탑재했다. 같은 해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내놓으며 개발자 공략에 나섰다. 비트코인(BTC)이 개당 1만 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던 시기였다. 일찌감치 웹3 시장에 발을 들인 삼성전자는 가상자산 시장의 부침과 별개로 꾸준히 플랫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무기로 웹3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 삼성페이에 블록체인 지갑을 연동하고, 주요 거래소의 가상자산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삼성 블록체인 지갑에서 곧바로 국내 거래소에 보관된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실제 구현되면 삼성 블록체인 지갑을 업비트, 빗썸 등 계정과 연결해 가상자산을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이미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는 이러한 연동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확대도 검토 중이며 확정되면 대외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삼성페이를 탑재해 단번에 간편 결제 시장을 뒤흔든 이력이 있다. 삼성페이 기능은 갤럭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월렛을 탑재하고 관련 기능을 강화하는 데는 이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 대중이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빠르게 매스어덥션(mass adoption)을 이루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전략은 삼성 스마트 TV에서도 엿보인다. 삼성전자 올해 대체불가토큰(NFT)을 사고 팔 수 있는 스마트 TV를 내놨다. NFT 예술품을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TV에서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단순히 일방적 방송 시청 수단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스마트 TV는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스마트 TV에 NFT 거래·감상 기능 등을 추가해 자연스럽게 웹3 산업으로 대중을 유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Neo QLED는 Neo 퀀텀 매트릭스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업계 최고 수준의 디테일로 생생한 NFT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플랫폼과 별도로 유망 프로젝트에 투자도 앞장서고 있다. 다가올 웹3 시대를 대비해 미래 먹거리 선점에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전자 투자 유닛 삼성넥스트는 크립토키티·NBA탑샷 개발사 대퍼랩스를 비롯해 가상자산 분석업체 메사리, 스토리프로토콜 등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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