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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하락 베팅…국내 채권형 상품, 올들어 3조 몰렸다

8거래일간 채권형 ETF 1.16조 ↑
일반 채권펀드도 2조 가까이 늘어
주식형 ETF는 5000억 증가 그쳐
환율·美정책에 금리 향방 불확실
"美장기채 펀드 손실 재연" 우려도

  • 이정훈 기자
  • 2025-01-13 17: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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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이창용, 한은, 기준금리, 채권, ETF



오는 16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국내 투자자들이 기준 금리 하락에 베팅하며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1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도 예정돼 매수세가 더 몰리는 양상이다. 다만 미국에서 올들어 기준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고 심지어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국내 금리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쏠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설정액은 47조 5627억 원으로 올 들어 8거래일 동안 1조 1600억 원 가량 증가했다.

올 들어 주요국 증시 대비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방 중인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같은 기간 4924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외 주식형 ETF의 설정액 증가분도 1조 원을 넘지 못하며 국내 채권형 ETF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ETF를 제외한 펀드 상품에서도 국내 채권형으로 투자가 몰렸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올 들어서만 1조 9722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오히려 2376억 원 감소했다. 해외 펀드와 비교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해외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 증가분은 각각 7877억 원과 4094억 원으로 둘 모두를 합쳐도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 증가분에 미치지 못했다.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형 ETF와 펀드를 매집한 건 기준 금리 인하로 이자 수익은 물론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며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실제 지난 한 해 한은의 기준 금리 인하가 시작된 이후부터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64bp(1bp=0.01%), 45.1bp씩 하락했다.

WGBI 편입도 채권 금리를 끌어 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정부는 올 11월 이후부터 WGBI를 추종하는 75조 원 이상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국내 채권 시장에 유입되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환경이 금리 방향성을 점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당장 급등 추세인 원·달러 환율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미국 경제가 좋은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정책 우려로 미국 장기 국채 금리도 급등세가 뚜렷하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달러당 1470원대를 오가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정식 취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와 한국은행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를 위한 선제 조건으로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이내로 진정되는 것을 최소 조건으로 삼았는데 지난주 막판에 이미 조건이 깨졌다"며 “금통위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도 최근 금리 급등으로 손실을 기록한 미국 장기채 펀드의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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