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투자 수익률이 지난해 고공행진하면서 펀드 순자산 총액이 어느덧 1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의 이달 초 기준 펀드 순자산 총액은 90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펀드 순자산 총액 약 7570억 원 대비 1500억 원 이상 늘었다. 2021년 설립된 얼라인은 그 해 펀드 순자산 총액이 904억 원에서 2022년 2329억 원, 2023년 4336억 원 등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펀드 규모가 특히 상승한 건 기존 투자해 둔 종목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며 펀드가 자체적으로 몸집을 불린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두산밥캣(241560), 코웨이(021240), SBS(034120) 등은 물론 KB·신한·하나·우리·BNK·JB·DGB 등 7개 금융지주 주가가 대부분 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얼라인의 펀드 설정액(납입자금)은 3639억 원에 불과했다.
얼라인은 기존 펀드들의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올 들어 신규 자금 모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메리츠증권에서 고액자산가용 사모펀드를 추가 설정하고 보름 만에 목표치 100억 원 모집을 달성했다. 해외 패밀리오피스 등 기관들을 상대로 만든 펀드에도 자금이 지속적으로 모이고 있다.
얼라인은 이렇게 모은 신규 자금과 수익금 등을 묶어 지난달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6.64%), 덴티움(145720)(7.17%), 가비아(079940)(8.04%) 등 3개 기업 지분 5% 이상을 신규 취득했다. 이들 3개 종목은 단 6거래일 만에 빠르게 장내에서 지분을 취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과거 얼라인의 매수 종목들이 시장에 알려진 뒤 주가가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되자 소문이 확산되기 전 집중 매수한 것으로 풀이됐다.
업계에선 얼라인이 연기금·공제회 등 큰 손으로부터 아직 자금을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약점으로 평가한다. 대부분 운용 전략이 기업을 상대로 한 행동주의 활동이라는 점에서 큰 손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고려아연 등에서 대형 사모펀드 발(發) 경영권 분쟁이 생겨난 뒤 이에 따른 이슈가 정치권·사회 전반에도 번지고 있어 당분간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관세 전쟁으로 인한 전세계 증시 폭락 사태도 올 해 얼라인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일반 기업들을 상대로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하고 주주환원률 상승 등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건 긍적적”이라면서도 “재계 전반과 사회적 시선까지 신경써야 할 연기금들은 아직까지 국내 행동주의 펀드에 자금을 맡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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