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 생활용품·화장품 제조사인 애경산업 매각에 나서면서 국내 사모펀드(PEF)들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그룹의 알짜 계열사이고 제조 역량을 갖춘 K뷰티라는 경쟁력이 있지만, 상장사이기 때문에 매각가는 애경그룹의 기대와는 달리 주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이달 중순께 투자 설명서를 주요 인수 후보에게 발송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약 63%로, 애경산업의 이날 주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는 2605억 원이다.
애경산업이 국내 시장과 중국 등 일부 해외에 진출한 만큼 우선 접촉한 후보는 국내 PEF다. 업계에서는 IMM프라이빗에쿼티·JKL파트너스·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한투파프라이빗에쿼티 등을 후보로 꼽고 있다. 이들 PEF는 그동안 대기업과 계열사 경영권 인수나 투자 등 구조조정 거래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애경산업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초기 검토를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상장 소비재라는 점 때문에 완주를 할 지는 불확실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고 자체 제조 역량과 브랜드가 탄탄하기 때문에 일단 검토 중” 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격에 대해서는 이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과 최근 발생한 K뷰티 매각 과정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된 점을 고려해 시가보다 200% 이상 높은 가격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상장사이기 때문에 시가보다 높게 인수하면 차액 만큼 손실로 잡아야 하기 때문에 PEF는 물론 일반 기업도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3000억 원 대 초중반에서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시가와 인수가와 차이인 손상 차손을 인수 직후 1년 정도는 반영하지 않지만, 그 이후에는 손실로 잡아야 한다”면서 “1년 내에 주가를 큰 폭으로 올리지 않으면 고스란히 손실로 잡히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에 타격이 된다”면서 “PEF의 경우도 최근 들어 출자자들이 손상차손에 민감해하기 때문에 시가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에 인수한다면 반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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