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 그룹 주요 계열사이자 생활용품·화장품 제조사인 애경산업(018250) 매각을 추진한다. 제주항공 사태의 여파와 AK플라자·애경케미칼(161000) 등 유통과 석유화학 사업이 부진하면서 그룹의 모태이자 알짜 계열사부터 내놓은 것이다. 국내 중견 사모펀드(PEF)가 우선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PEF를 중심으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AK홀딩스(006840)와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약 63%로, 상장사인 애경산업의 이날 주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는 2412억 원이지만 업계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이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현재 회사 매각을 위한 절차를 검토 중”이라며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경산업은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출발했으며 생활용품 브랜드 ‘케라시스’, 화장품 브랜드 ‘루나’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매출 6791억 원, 영업이익 468억 원을 기록했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AK플라자 자금 조달을 검토했으나 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의 부채비율이 높아진다는 판단에 따라 철회했다. 대신 리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과거 캡스톤자산운용에 팔았던 AK플라자 분당점을 재매입했다. 그러나 온라인 강화를 위해 사업을 큐텐그룹에 양도한 AK몰이 ‘위메프’ 사태 여파로 유명무실해졌다. 그룹의 신사업인 제주항공 역시 올해 초 무안항공 사고 여파로 연초 성수기 매출을 놓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룹은 애경산업 매각 이후 항공과 석유화학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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