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가 낮아지며 투자 매력도가 반감되자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세도 급감했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달 1~25일 개인투자자의 국내 채권 순매수액은 1조5651억 원으로 집계됐다. 4월 일평균 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액이 820억 원대 수준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남은 영업일을 고려해도 월간 순매수액은 2조 원을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개인투자자의 월간 국내 채권 순매수액이 2조 원을 하회하는 건 2022년 1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2022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고금리 시기를 지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전까지는 일부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증권사들이 다양한 상품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판매하기 시작하고 채권 자본차익 비과세 혜택 등 장점이 알려진 것도 대중화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월에는 개인투자자의 월간 국내 채권 순매수액이 4조7033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월 2조 원대로 떨어졌으나 올 들어선 3조 원대를 계속 유지해왔다.
'채권개미'들의 매수세가 꺾인 건 최근 투자자들이 급격히 하락한 금리에 부담을 느끼면서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고채 3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이달 초 연 2.581%였으나 25일 2.305%로 연저점을 경신했다. 10년물도 연 2.787%에서 2.576%로 떨어지는 등 이달에만 20bp(1bp=0.01%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국고채 금리 급락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 있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고채를 비롯해 국내 채권 현물을 14조3610억 원 순매수했으며, 3년물 국채 선물은 17만5238계약, 10년물 국채선물은 7만6754계약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 등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6%에 육박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한국 국고채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닥치자 '안전자산'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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