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의 제품을 직접 해외로 판매하는 직접수출과 달리, 간접수출은 수출기업에 제품을 공급해 간접적으로 해외에 판매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제품이 이미 간접적이나마 수출된다는 점에서 간접수출 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 수출의 외연 확대를 위해 간접수출 기업의 직접수출 확대가 중요하나, 현재 간접수출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간접수출 기업의 직접수출 전환 방안을 도출했다.
우리나라 간접수출액은 지난 5년간 직접수출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해 2023년 312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부품의 경우 간접수출액이 직접수출액을 초과하는 등 그 규모가 상당하여 추후 직접수출 전환의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및 유관기관의 수출지원사업의 경우, 직접수출기업 뿐만 아니라 간접수출기업을 포함하여 운영되고 있었다. 대부분 대상기업 선정시 수출실적에 간접수출액도 인정하는 방식이었고 바이어 발굴, 자금지원, 규격인증 등 지원사업 내용도 다양했다. 그러나 간접수출기업만을 타깃으로 하여 간접수출 증진과 직접수출 전환을 지원하는 제도는 많지 않았다.
설문조사 결과 간접수출기업(공급업체)의 상당수가 이미 직접수출에 참여하고 있었다. 주된 이유는 매출 확대였으며, 바이어 제안으로 수출을 시작했다는 응답도 많았다. 이는 수출제안을 받을 정도로 간접수출 기업들이 뛰어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직접수출의 지속 및 성공에 필요한 요인으로는 가격과 품질이 꼽혀,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직접수출에 따른 애로로 해외바이어 발굴과 국가별 상이한 규제·인증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는데, 특히 의약·바이오 업종의 경우 업종 특성상 규제·인증 애로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향후 직접수출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계획이 있으며, 그 이유로는 매출 증대와 수익성 향상을 꼽았다. 반면, 중단·축소하거나 시작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바이어 발굴과 정보 취득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직접수출 확대를 위해 필요한 지원 제도로는 해외 바이어 발굴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으며, 이는 앞서 언급된 수출 애로사항과도 연관된다.
구매확인서 발급과 관련해, 구매기업 응답자 중 세 명 중 한 명이 발급 절차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발급 수수료 부담, 복잡한 증빙서류, 사내 자동화 시스템 부재 등이 지적되었다. 구매확인서 발급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발급 절차 간소화, 수수료 인하, 필수서류 축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과거 공급기업들이 겪었던 구매확인서 발급 거부 문제는 응답 기업의 74%가 경험한 적이 없다고 답해, 구매확인서 전자 발급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설문조사와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간접수출 기업이 직접수출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성공 요인을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꾸준한 간접수출 실적과 구매기업의 평판을 높여 바이어의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다. 인지도가 높은 기업에 납품하는 것 자체가 효과적인 홍보와 신뢰도 제고로 이어졌다. 둘째,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품질을 개선함으로써, 생산비용이 저렴한 다른 국가의 제품들과 비교해 부족한 가격경쟁력을 보완해야 한다. 즉, 가격에 맞는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네트워크 구축이다. 경영진의 네트워크는 거래선 발굴과 수출입 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하며, 네트워크가 부족할 경우 행사 참여 등을 통해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넷째, 다양한 수출지원 제도를 파악하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는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바이어 발굴 등에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섯째, 현지 언어와 문화에 능통한 해외 에이전트를 활용해 우수 바이어를 발굴하는 것이다. 해외지사와 충분한 수출 인력이 부족한 간접수출 기업에게는 에이전트 활용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많은 간접수출 기업이 직접수출을 진행 중이거나 희망하고 있으며, 높은 수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직접수출 확대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간접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 지원이 미흡한 상황이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연구와 체계적인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간접수출 기업의 DB화를 통한 체계적 관리, R&D 투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 지원, 그리고 바이어 발굴 역량 제고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 다양한 기관에 산재된 지원사업의 접근성과 홍보체계를 개선한다면 중소기업의 참여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