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스맥(099440)의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면서 현대위아 공작기계 사업 부문 인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일각에서는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해 2차전지 업체 제이오(418550)를 인수하려 했다가 금융 당국의 제동으로 인수를 포기했던 이수페타시스(007660)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17일 스맥에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스맥은 이달 3일 발행주식 총수의 69.58%에 달하는 2800만 주의 신주를 모집하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538억 원을 조달해 현대위아 공작기계 사업 부문 인수에 전액 사용할 예정이었다.
금감원이 스맥 유상증자에 제동을 건 사유로는 기존 주주의 주가 희석 우려와 자금 사용 목적의 불명확성 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정정신고서를 요구한 것은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 권익 침해 우려와 인수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맥은 릴슨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34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현대위아 공작기계 사업 부문 인수를 추진 중이다. 스맥의 시가총액(약 1200억 원)과 인수 필요 자금(1183억 원)이 비슷한 상황에서 유상증자 성공 여부가 인수 성공의 키였다. 스맥의 유상증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액주주 참여가 필수적이다. 최대주주인 최영섭 대표(지분 8.78%)를 제외하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증시 상황상 유상증자 수요가 부진할 경우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잔여주를 인수해야 한다.
인수 측은 금감원의 유상증자 정정 요구가 통상적 수준이어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인수 측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 신고서를 내면 1~2회 정도 정정을 하게 된다”며 “일부 보완을 하면 문제없이 증자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위아 측과 맺은 계약 기한이 하반기까지로 시일상으로도 여유가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제이오와 이수페타시스 사례를 떠올리며 인수 불발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제이오 주식 매입과 유상증자 참여 계약을 체결했지만 금감원이 유상증자를 막았다. 회사는 유상증자 금액을 기존 5500억 원에서 2500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였음에도 거래가 무산됐고 양측은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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