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비트플래닛(전 SGA)이 글로벌 금융권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며 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11일 비트플래닛은 신규 사내이사로 글로벌 블록체인 벤처캐피털 소라벤처스의 설립자인 제이슨 팡 대표와 이성훈 로보 벤처스 대표를 선임하고, 송기범 전무를 새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를 통해 비트플래닛은 글로벌 투자 경험과 한국 자본시장의 규율을 결합한 투명하고 주주친화적인 비트코인 트레저리 운영 체계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비트플래닛의 변화는 최근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앞서 아시아스트래티지파트너스는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 일부와 신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최대주주에 올랐고, 이후 사명을 기존 SGA에서 비트플래닛으로 바꾸며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문 기업’으로의 변화를 공식화했다. 아시아스트래티지파트너스는 글로벌 웹3·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탈인 소라벤처스의 운영사로, 미국의 ‘스트래티지’를 벤치마킹해 기업 자산의 상당 부분을 비트코인으로 운용하는 트레저리 전략을 내세우는 투자회사다. 이번 투자에는 아시아스트래티지 외에도 국내 사모펀드 KCGI, 패스파인더넥스트디지털신기술사업투자조합제1호, 사이먼 게로비치 메타플래닛 대표 등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스트래티지는 지분 49.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고 KCGI는 8.5%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됐다. 패스파인더(2.4%)와 게로비치 대표(2.0%)도 주주로 합류했으며, 기존 대주주였던 SGA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7.2%로 줄었다.
신규 이사진의 면면은 이러한 지배구조 변화를 반영한다. 제이슨 팡 이사는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에서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으며, 현재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성훈 이사는 월스트리트 기반으로 활동한 하버드 로스쿨 출신 한국계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비트플래닛에서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략 실행을 맡는다.
새로 합류한 송기범 전무는 우리벤처파트너스, iM뱅크 등에서 오랜 기간 투자 및 자본시장 경험을 쌓은 금융 전문가다. 그는 “투명한 내부 통제와 금융기관 수준의 엄격한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도입해 소액주주 보호와 시장 신뢰 확보에 기여하겠다”며 “한국에서도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같은 성공 모델을 구현해 기관투자자들이 다양한 금융상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이사회에는 KCGI 정태영 상무가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업계에서는 행동주의 펀드 특유의 규율과 주주친화적 거버넌스 원칙이 비트플래닛의 경영 투명성 강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