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내년 자기자본 투자(PI) 규모를 2조 4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했다. 올해 1조 4000억 원 대비 1조 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요건 충족을 위해 자기자본을 늘린데 이어, 이를 본격적인 투자 집행으로 이어가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모험자본 확대 기조와 방향을 맞춘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내년 사업계획 수립 과정에서 자기자본 투자 규모를 2조 4000억 원으로 1조 원가량 확대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올 7월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6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자기자본 8조 원을 채웠다. IMA 인가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로, 당시만 해도 인가 요건을 맞추기 위한 제도적 조정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내년 자기자본 투자 규모를 1조 원 추가로 늘리기로 하면서 시장에서는 “단순히 숫자를 채운 수준이 아니라 공격적 자본 운용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NH금융지주가 향후 5년간 108조 원 규모 생산적·포용 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사실상 모험자본 집행의 ‘선봉’ 역할을 맡게 됐다는 평가다. 그룹 차원의 전략 목표와 증권 부문의 투자 확장이 정합성 있게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2조 4000억 원은 초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자기자본 투자 규모로 평가한다. 은행이나 사모펀드와 함께 대규모 기업금융(IB) 거래를 주도할 수 있는 체급을 갖추게 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이 전통적으로 보수적 운용 기조가 강한 곳이라는 점에서 내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내년 추가되는 1조 원의 투자 재원을 부동산이 아닌 신산업·기업금융·전략투자 영역으로 재배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 편중을 완화하면서 신규 성장 자산으로 옮기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국면이 되는 셈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모험자본 공급을 강화하는 흐름에 있는 만큼 자본 활용 전략의 차이가 실적을 가르는 시기”라며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 투자 확대 계획도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발맞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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