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인도 자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첫 행보로 뭄바이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했다.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인도 자본시장을 노린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도 점차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 확대 전략을 추진하면서 인도 뭄바이에 사무소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국외 사무소는 현지 시장조사를 하면서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당 국가 진출에 필요한 교두보를 놓는 역할을 맡는다.
KB증권은 미국 뉴욕,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상하이에 이어 여섯 번째 해외 거점 국가로 인도를 꼽았다. KB증권 관계자는 “인도 금융시장 중심지인 뭄바이에 사무소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현지 금융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본사 협업 기회를 발굴하면서 향후 시장 진출 가능성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이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는 건 시장 발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도는 14억 명에 이르는 인구와 정책적 지원, 경제 발전 등으로 자본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이후 불과 4년 만에 시장 규모가 두 배 이상 확대돼 세계 5대 금융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3월 말 기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안에서 인도 비중은 18.52%로 중국(31.29%)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인도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기업공개(IPO)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장으로도 꼽힌다. 지난해 10월 현대차가 상장한 가운데 LG전자도 이르면 다음 달 상장하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인도 증시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KB증권이 인도 시장을 겨냥한 만큼 국내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8위의 종합 증권사를 인수해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쉐어칸’을 출범하면서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인도 시장에 관심을 두고 현지 금융투자회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거나 현지 탐방을 진행했다.
KB증권은 이달 11일 인도 대형 성장주와 디지털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을 새롭게 상장하는 등 현지 투자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도 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다양한 테마형 시리즈 상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이 인도 현지에 지점 3곳(푸네·첸나이·구루그람)을 두고 있는 만큼 KB증권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루그람지점 등에서는 파생상품 거래 업무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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