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25년만에 한화오션(042660) 지분 현금화를 위한 1조원 규모의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에 나선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UBS가 주관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UBS는 산은의 거래에서 자주 우군으로 등장했지만, 한투는 대규모 블록딜 경험이 흔치 않아 주목받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장 개시 전 한화오션 주식 1300만주(지분율 4.2%)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단가는 주당 8만1650원으로 전일 종가(8만9300원) 대비 약 8.57% 할인된 수준이다. 총 매각 규모는 약 1조 61억 원으로 결제일은 오는 5월 2일이다. 전날 블록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한화오션의 주가는 전날보다 12.09% 하락한 7만 8500원에 장을 마쳤다.
대규모 블록딜은 비공개로 빠르게 해외 기관투자자를 유치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외국계 증권사가 주관사로 나선다. 특히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은 대형 구조조정 거래를 추진할 때 조건이 많고 높은 수수료를 줄 수 없기 때문에 국내외 기업 네트워킹이 좋은 크레디트스위스(CS) 출신이 많은 UBS와 거래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는 동시에 수수료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그 동안 산은과 다양한 거래를 수행해 왔다”고 전했다.
업계가 주목한 것은 한투의 참여다. 그동안 한투는 수천억원대 블록딜에는 참여했지만 조 단위 이번 블록딜에서는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번 블록딜은 한투 홀세일그룹 내 기관영업부가 담당했다. 한투는 2023년 기관과 법인 대상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홀세일그룹을 신설했다. 기관영업부에는 과거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영업해온 RM(Relationship Manager)조직을 합쳤다. 업계 관계자는 “한투는 최근 해외 운용사로부터 기업 사모대출 상품을 국내에 들여와 대규모로 판매 하는 등 글로벌 시장과 국내 투자업계 간 중개 역할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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