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069960)그룹 주요 계열사가 기업가치(밸류업) 제고를 위해 잇따라 자사주 취득·소각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9일 자사주 33만9433주(지분 1.5%)를 장내 취득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주당 가격은 전날 종가인 6만2100원으로 전체 211억 원 규모다. 장내 매수 기간은 5월 12일부터 8월 11일까지 3개월 간이다. KB증권을 통해 매입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보유 중인 현대홈쇼핑(057050) 주식 88만1352주(지분 7.34%)를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005440)에 매각해 자사주 매입 대금을 마련한다. 주당 거래액은 이날 종가인 4만9100원에서 20% 할증된 5만8920원이다. 전체 거래금액은 519억 원이다. 차액 299억원도 추후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이 법에 따라 자회사 이외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이지웰(090850)과 현대그린푸드(453340)도 전날 각각 71만 주(지분 3.0%)와 17만 주(0.5%)의 자사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이지웰이 자사주를 취득한 건 2020년 12월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이래 처음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자사주 취득을 끝낸 뒤 올 2월부터 취득해 보유해온 자사주와 함께 즉시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퓨처넷(126560) 역시 자사주 약 110만주(지분 1.0%)를 취득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이지웰, 현대퓨처넷도 시장 상황을 보고 적정한 시점을 정해 소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내 주요 상장사들이 각 사업 분야에서 가진 시장 지배력과 현금 창출력, 미래 성장성 등 실질 가치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저평가가 돼 있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주주환원 정책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9일 현대백화점 주가는 전일 대비 1.29% 하락한 6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주가도 1.60% 하락했다. 현대그린푸드는 -0.06% 소폭 내렸고 현대이지웰(+3.33%)과 현대퓨처넷(+0.32%)은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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