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더핑크퐁컴퍼니와 그린광학이 일반 청약에서 각각 조 원이 넘는 증거금을 받으며 흥행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핑크퐁컴퍼니는 전날부터 이틀 동안 실시한 일반청약에서 8조 578억 원의 청약 증거금을 받았다. 증거금은 투자자들이 공모주 배정을 받기 위해 증권사에 2~3일 맡겨두는 돈으로 매입하려는 주식 가격의 절반에 해당한다. 실제로는 16조 원 가량의 자금 수요가 몰린 셈이다. 청약 건수는 미래에셋증권 29만 4323건, 삼성증권 17만 3101건 등 46만7472건으로 집계됐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삼성증권이고 상장 예정일은 이달 18일이다.
2010년 설립된 더핑크퐁컴퍼니는 △핑크퐁 △아기상어 △호기 △베베핀 △씰룩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지적재산(IP)을 다수 개발했다. 지난해 974억 원의 매출과 18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영업이익률이 19.3%에 달했다. 이는 과거 제작 비용을 투입해 성공을 거둔 IP에서 매출이 꾸준히 발생한 결과로 풀이된다. 더핑크퐁컴퍼니는 흥행 IP의 신규 에피소드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지만, 이 과정은 과거 개발한 캐릭터·스토리·콘셉트를 활용할 수 있어 IP를 통째로 새로 개발하는 것과는 다르다. 새 에피소드 제작은 게임 개발사가 과거 개발한 IP를 유지·보수하는 것과 개념이 유사하다.
사업 변수로는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와 IP 생애 주기가 꼽힌다. 최근 AI 기술 발전으로 콘텐츠 제작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어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경쟁자가 다수 생길 수 있다. 경쟁 격화 속에서 현재 보유한 IP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신규 흥행 IP를 지속 발굴해내야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핑크퐁 등 공개한 지 10여년이 지난 IP에서 발생하는 라이선스·기획(MD) 상품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주의해 살펴봐야 한다. 라이선스·MD 상품은 콘텐츠 인기도에 따라 매출이 발생해 최근 관련 수익이 감소한다는 것은 핵심 IP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신호로 볼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과거 자체적으로 진행한 여러 실험에서 다량의 낮은 품질 영상을 게시하는 것으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AI 발전이 산업 변화를 불러오는 것은 맞지만 더핑크퐁컴퍼니는 이를 활용해 높은 품질 콘텐츠를 더 빠르게 생산하는 방향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라이선스·MD 매출과 관련해서는 핑크퐁의 유튜브·음원 매출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게임의 생애주기가 20년을 넘게 가듯 최근에는 콘텐츠 생애주기가 길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광학 부품·솔루션 기업도 이날 마감한 일반청약에서 4조 8000억 원 가량의 청약 증거금을 모았다. 경쟁률은 약 1200대 1, 청약 건수는 16만 235건으로 집계됐다. 그린광학의 상장 주관사는 신영증권, 상장 예정일은 17일이다.
그린광학은 방산, 우주항공,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4대 첨단 산업 전반에 고성능 광학 부품과 소재를 공급하는 광학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315억원으로, 방산이 전체의 61%를 차지하며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는 “상장 이후 기술력과 성장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초정밀 광학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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