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소재 토종닭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인되면서 백신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AI가 확산될 경우 닭고기 소비가 줄어들면서 식품 관련 종목의 수급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를 비롯해 대성미생물(036480), 중앙백신(072020), 이글벳(044960), 진바이오텍(086060) 등이 동물용 백신·의약품을 제조하는 종목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으로 국내 백신 개발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 5월 질병관리청과 함께 '우선순위 감염병 대유행 대비 신속개발기술 구축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차기 팬데믹 발생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대비해 백신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청과 초기 개발비 약 52억 5000만 원을 공통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세포 배양 조류독감 백신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성미생물, 중앙백신, 이글벳, 진바이오텍은 동물용 의약품과 백신 전문 제조업체다. 대성미생물의 경우 지난해 10월 30일 AI가 발병했다는 소식에 시간외 거래에서 5% 넘게 급등한 바 있다. AI가 확산될 경우 동물용 의약품과 백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파주에서 발생한 AI는 올해 처음으로 발견된 사례다. 통상 주로 10월이나 11월에 AI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이른 편으로 분류된다. AI가 확인되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으며 출입 통제, 살처분, 역학조사 등의 방역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강형석 농식품부 차관은 “겨울철 철새의 국내 도래가 이미 시작됐고 가금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생한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철저한 방역 관리를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소 이른 시기에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원인을 검역본부와 지자체가 조사해 공유하고 동일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고 했다.
AI가 확산될 경우 식품 관련 종목들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 닭고기 관련 종목은 교촌에프앤비(339770), 하림(136480), 마니커에프앤지(195500) 등이 있다. 통상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하게 되면 닭고기 관련 주들은 약세를 보이게 된다. 소비자들이 닭고기 소비를 줄이면서 해당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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